3배 성과를 낸 마케팅 실험, 이렇게 했습니다
- 그팀장
- 11분 전
- 4분 분량
💡이 블로그는 디지오션 에디터의 관점과 경험을 담아 직접 작성한 글이에요. 편집/퇴고 과정에서 부분적으로 생성 AI의 도움을 받았어요!
📌 목차
관심에도 ‘급’이 있다
단순한 관심에서 진짜 연결로
마케팅, 덜 할수록 잘된다?
눈에 보이지 않는 차이, 큰 결과
측정할 수 없는 성과에 대하여
익숙함을 버릴 때, 비로소 보이는 것들
최근 저의 직무가 바뀐 후 맡은 첫 프로젝트가 무사히 끝났어요.
제가 일하는 클라우드 네이티브 기술 분야에서 가장 크고 유명한 행사였는데요. 저희 회사가 후원 기업으로 참여하여 4일 동안 전시 부스를 운영했습니다.
사실, 처음 준비를 시작할 때는 ‘이벤트 마케팅, 다 거기서 거기지’라고 생각했어요. (세상에. 타성에 젖어있던 내 자신, 반성해)
실제로 현장에 가보면 대부분의 기업들이 비슷한 형태로 부스를 운영하곤 하죠. 장소만 바뀔 뿐, 매번 똑같은 마케팅을 반복하는 것처럼 보였어요.
그래서 이번에는 관성을 깨보기로 했습니다.
그냥 ‘하던 대로’가 아닌, 진짜 의미있는 방식을 찾아보기로 했어요. 이제껏 해보지 않았던 새로운 시도를 해보기로 했죠.
그리고 그 결과는… 예상보다 훨씬 놀라웠습니다!
👀 관심에도 ‘급’이 있다
이번 행사에는 무려 200여 개의 브랜드가 후원사로 참여했습니다. 그리고 이들 모두가 같은 목표를 가지고 있었죠.
방문객의 ‘관심’을 끌고, 그들의 연락처(리드)를 얻는 것.
이벤트 현장에서 가장 중요한 첫 관문은 사람들이 우리 부스를 방문하게 하는 일입니다. 행사가 거듭되고 유명해질수록, 그 경쟁은 점점 더 치열해졌어요. 모든 기업이 방문객의 한정된 ‘관심’을 차지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고 있었죠.
어떤 부스는 최신 애플 제품이나 레고 세트, 그리고 특이한 선물 (예를 들어 실제 사이즈의 방패)를 경품으로 내걸기도 했고요.

또 어떤 부스는 아이스크림 기계나 두더지잡기 게임처럼 현장에서 즐길 수 있는 장치로 눈길을 끌었어요. 물론, 이런 요소들은 사람들을 끌어모으는 데 효과적이었죠.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사람들… 과연 브랜드 이름을 기억할까?”
그냥 경품만 받고 떠나거나, 게임만 하고 사라지는 경우가 태반일거에요. 그렇다면 우리가 얻은 ‘관심’은 정말 가치 있는 걸까요?
🔗 단순한 관심에서 진짜 연결로
저희 부스에서는 조금 다른 방식을 시도해봤습니다.
약 15만 원 상당의 커스텀 스케이트보드 30개를 준비했어요. 겉으로 보기엔 다른 부스들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았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그 안에는 분명한 차별점이 있었습니다.
각 보드는 우리가 최근 론칭한 오픈소스 프로젝트의 로고를 부스 테마를 담은 특별한 디자인으로 제작했어요. 또한 오픈소스 행사임을 고려하여, 다양한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담은 버전들도 준비했어요. 단순한 경품이 아니라, 우리 브랜드를 기억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들고자 했어요.
부스 그래픽이 그려진 네온 컬러 티셔츠를 사은품으로 나눠주면서, 매 정시마다 데모가 진행된다는 안내도 함께 전했습니다. 그리고 데모가 시작되면 참여자의 이름을 받아 적고, 끝나자마자 당첨자를 즉석에서 발표하는 방식이었죠.

그 짧은 순간, 부스 안엔 묘한 긴장감이 생겼고, 자연스럽게 데모에도 몰입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졌어요. 단순한 경품 이벤트였지만, 브랜드와 연결되는 작은 경험으로 이어졌어요.
이번 시도가 특별했던 건, 브랜드를 억지로 알리기보다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기억하도록 설계했다는 점인데요. 경품과 사은품으로 관심을 유도하고, 그 후에 이어진 일련의 경험을 통해 잠재고객과 진짜 연결될 수 있었어요.
이번 마케팅 실험을 통해 '주의를 끄는 것'과 '기억에 남는 것' 사이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는 걸 확실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마케팅, 덜 할수록 잘된다?🤔
이번 행사는 지금까지 저희 회사에서 참여한 행사 중 가장 뚜렷한 성과를 냈어요.
측정 기준에 따라 해석은 다를 수 있겠지만, 리드 수, 매체 점유율(Share of Voice), 소셜미디어 도달 수 등 주요 지표가 작년 같은 행사 대비 최소 3배 이상 증가했어요.
수치뿐만 아니라 현장 반응도 기대 이상이었어요.
다른 스폰서 기업부터 일반 방문객들까지 “이번 부스 정말 눈에 띄었어요”, “재밌고 기억에 남아요”, “기업스럽지 않아서 (non-corporate) 좋았어요” 같은 피드백을 수없이 전해주었어요. (저도 이런 경험은 처음이라 얼떨떨하고 또 신기하기도 했어요!)

특히 네온 컬러 티셔츠는 단순한 사은품이 아니라 하나의 상징처럼 여겨졌는데요. 티셔츠를 받으려는 사람들이 줄을 설 정도였고, 준비한 600장은 순식간에 소진됐습니다. 스케이트보드도 마찬가지였어요. 하루에 서너 번씩 데모를 들으러 다시 오는 사람들도 있을 정도였죠.
결국 이번 시도가 기존과 달랐던 건, 우리를 설명하려 하지 않고, 방문객이 스스로 ‘느낄 수 있게’ 했다는 것. 일방적으로 회사를 홍보하는 대신, 고객이 중심이 되는 순간을 만드는 데 집중했죠. 그 결과, 경험을 통해 브랜드를 자연스럽게 각인시킬 수 있었어요.
마케팅을 덜 할수록, 오히려 더 효과적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좋은 경험과 스토리는 사람들의 기억 속에 오래 남는다는 것도요.
물론 이런 결과가 가능했던 건, 적절한 장소에서, 적절한 사람들과, 적절한 메시지로 만났기 때문일거에요.
🙈 눈에 보이지 않는 차이, but 큰 결과를 낸 마케팅 실험
그렇다면, 왜 이번에는 이런 성과가 가능했을까요?
사실, 사용한 예산이나 함께한 팀원들은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어요. 비슷한 리소스, 비슷한 환경이었는데 결과는 완전히 달랐죠.
돌이켜보면, 가장 큰 차이는 ‘방향을 잡아준 리더’와 ‘전략을 책임질 명확한 사람’이 있었다는 것 같아요. 아무도 시도하지 않았던 새로운 방향을 과감히 밀어붙일 수 있었던 건, 그 선택을 지지하고 더 멀리 내다보며 함께 고민해준 리더가 있었기 때문이에요. (바로 제 (새로운) 상사입니다! 이 글을 볼 일은 없겠지만, 너무나 애정합니다)
제가 공식적으로 이벤트를 전담하게 되면서, 상사와 긴밀히 전략을 논의하고, 세부적인 디테일까지 함께 의사결정을 내렸어요. 결정권이 분산되지 않고 하나의 방향으로 초점을 맞춘게 큰 전환점이었던 것 같아요.
PR, 디자인, 디지털 마케팅, 이벤트, SDR 등 각 팀의 역할은 달랐지만 하나의 전략을 공유하며 유기적으로 움직였어요. 마치 따로 움직이던 톱니들이 한 번에 맞물려 돌아가는 것 같은 순간이었달까요.
겉으로 보기에 달라진 건 많지 않았지만, 이 작은 구조적 변화가 결과를 완전히 바꿨습니다.
📏 측정할 수 없는 성과에 대하여
성과를 평가하는 방식 역시 이번 실험의 중요한 일부였어요.
단순히 ‘리드를 몇 개 수집했냐’는 질문에만 머물렀다면, 이 프로젝트의 가치는 절반도 설명할 수 없었을텐데요. 이번엔 제가 중심이 되어, 다양한 팀과 함께 이벤트의 효과를 통합적이고 다면적으로 측정해봤어요.
SNS 도달 수와 참여율, 보도자료 반응, 데모 참여자 수, QR 코드 전환, 고객 피드백, 심지어 세일즈 팀의 체감 변화까지. 이 모든 데이터를 하나로 꿰어 보니, 비로소 ‘진짜 성과’가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했죠.

성과를 이렇게 다양한 관점에서 통합적으로 바라본 건 저에게도 처음이었어요.
대부분의 조직에서는 간접적인 영향이나 기여를 숫자로 설명하기 어렵고, 성과로 인정받기 쉽지 않아요. 하지만 다행히도 제 상사는 "한두 개의 지표만으로는 전체 그림을 볼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고, 덕분에 저도 새로운 방식에 도전할 수 있었어요.
그래서 이번엔 모든 것을 증명하려고 애쓰지 않았기 때문에 오히려 더 본질에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여전히 많은 조직에선 이 방식이 생소하고, 때로는 상급자의 방식대로 따라야 하는게 현실입니다.)
🧹익숙함을 버릴 때, 비로소 보이는 것들
이번 프로젝트는 제가 마케팅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꾸는 계기가 되었어요.
이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 남은 이벤트에서도 더 다양한 실험을 계속해보고 싶어졌어요.
‘예전에 하던 방식이니까’, ‘다들 이렇게 하니까’라는 익숙한 생각에 안주하지 않고, 매번 더 나은 방법이 있을 거라는 전제로 출발해보려 합니다.
물론 익숙함을 버리는 일은 언제나 낯설고 두려워요. 검증되지 않은 선택일 수도 있고, 실패에 대한 걱정이 먼저 떠오르니까요.
하지만 그 두려움을 넘어서야, 정말 의미 있는 변화와 기회를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여러분은 어떤 새로운 시도를 하고 계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