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차
저는 영국에서 미국 IT 회사의 마케터로 일하고 있는 그레이스입니다.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해외에서 마케터로 일하며, 고국으로 출장을 갈 일이 단 한번도 없었는데요. 최근 특별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한국에서 오프라인 이벤트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9월 초, 전시회에 후원 기업으로도 참여와 추가 오프라인 행사를 위해 짧은 출장을 다녀왔습니다. 저는 이 소중한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는데요. 그래서 회사 일정이 끝나는 다음 날, 휴가를 내고 오프라인 세미나를 열어보기로 했어요. 디지오션의 협업 파트너 엘리펀트컴퍼니와 함께 준비했기에 가능한 일이었죠.
다시 생각해도 영국에서 한국으로 날아가 3개의 이벤트를 연달아 진행하는 과정은 힘들었고 스트레스도 컸습니다. 다행히 그 고된 노력은 만족할만한 결실을 맺을 수 있었어요. 준비 기간이 촉박했지만, 미국, 영국, 인도 등 각지에서 합류해 최선을 다해준 팀 덕분에 두 개의 회사 행사를 무사히 마쳤습니다.
마지막 일정이었던 오프라인 세미나는 신청해주신 80명 중에 64명이 현장을 찾아주셨습니다. 호텔 방에서 리허설을 준비하며 지새웠던 밤들이 보람으로 바뀌는 순간이었습니다. ‘포지셔닝 전략’에 대한 강의도, 오프라인 세미나도, 모두 처음이었는데요. 오랫동안 잊지 못할 소중한 경험이 되었습니다.
저는 이 세 개의 이벤트의 성과를 (10점 만점) 평균 8점으로 평가하고 싶은데요. 여러가지 환경적인 제약을 고려하면 잘 마무리 했다고 봐야겠지만, 그럼에도 아쉬움이 남는 부분은 분명히 있었습니다. 오프라인 이벤트 운영을 계획하시는 독자분들을 위해 실수에서 배운 6가지를 정리해 봤어요. 더불어 성공적이었던 점도 함께 공유합니다.
🎪 오프라인 이벤트 전시회 부스 운영
클라우드 기술 행사 ‘오픈인프라 서밋 아시아 2024’가 9월 3일-4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렸습니다. 저희 회사는 약 1,000명이 넘는 한국인과 외국인이 방문한 이 행사에 후원 기업으로 참여하게 되었는데요. 후원사에게 주어지는 키노트 세션과 함께 팀원 네 명의 발표 지원서가 수락되어 연사로도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 아쉬웠던 점 >
1️⃣ 정보 수집을 위한 설문과 QR 코드
보통 유럽이나 미국의 전시회는 참여자의 배지를 스캔할 수 있는 기계나 앱(스캐너)을 제공합니다. 부스에 방문한 참여자들의 배지를 스캔하여, 후원사가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추가 정보도 같이 메모하도록 말이죠. 행사가 끝나면 이메일이나 전화로 수집한 리드에게 연락을 취합니다.
이번 행사는 따로 스캐너가 없었고 대신 후원사(플래티넘 패키지 이상)에게 모든 리드를 제공하는 방식이었습니다. 그래서 다른 전시회처럼 스캔을 하기 위한 노력이 따로 필요하지 않았는데요. 하지만 한가지 중요한 사실을 놓쳤다는 걸 현장에서 깨달았습니다. 전달받게 될 1,000여 명의 참여자 중, 우리 부스를 방문한 사람을 가려낼 수 없다는 점이었어요.
다른 후원사들은 이를 고려하여 QR 코드로 설문을 작성하도록 유도하고 있었습니다. 설문지를 통해 참여자의 이름, 회사, 직무, 이메일 등 연락처를 수집하고, 작성 완료 화면을 보여주면 사은품을 증정했습니다. 이 부분을 미리 준비했다면 더 맞춤화된 콘텐츠와 방식으로 팔로업 할 수 있었을 것 같아요.
2️⃣ 사은품 전시 방식 & 스탠드 배너
저희는 총 네가지의 사은품을 준비했습니다. 사은품 실물이 보이지 않는 종이 포장 옵션을 선택했습니다. 다른 후원사들은 포장지 없이 사은품 내용이 잘 보이게 그대로 테이블에 전시를 했더라구요. 선물 내용이 바로 보이기 때문에 사람들의 눈길을 끌기에 더 효과적이었던 것 같아요.
또한, 후원사 중 한 곳은 설문 QR코드를 성인의 키만큼 큰 스탠드 배너에 인쇄했는데요. 배너 두개를 부스 양 사이드에 세워두어 지나가는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습니다. 최근 인기 있는 뽑기 기계(가챠)를 설치하여 방문객이 직접 사은품을 뽑을 수 있게 한 부스에도 많은 사람들이 몰렸습니다.
삼성전자 부스도 사은품을 눈에 띄게 전시했습니다. 방문객에게 고유번호가 적힌 티켓 두 장을 나눠주고, 한 장은 추첨통에 넣고 다른 한 장은 보관하도록 했어요. 이틀간 하루 네 번씩, 미리 공지한 시간에 부스에서 당첨자를 발표하고 경품을 전달했습니다. 당첨 시간이 되면 많은 참여자들이 삼성전자 부스 앞에 모여들었고, 이는 더 많은 인파를 끌어모으는 효과를 냈습니다.
저희는 테이블 위에 아주 작은 배너 두개를 비치했고, QR 코드도 넣지 못한 점이 아쉬웠습니다. 저희는 참여자가 사은품을 뽑으면, 테이블 아래에 있던 박스에서 포장된 경품을 꺼내 드렸는데요. 다음 번에는 사은품을 더 눈에 잘 띄게 전시하고, 스탠드 배너처럼 쉽게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활용해야 할 것 같습니다.
3️⃣ 소셜미디어 이벤트 채널 & 운영 방식
저희는 네가지의 사은품 외에도 소셜 미디어 이벤트를 함께 진행했는데요. 저희 부스나 사은품 사진을 찍어 링크드인에 포스팅하고, 회사 계정을 태그하면 추첨을 통해 경품을 주는 방식이었습니다. 1등에게는 에어팟, 2등에게는 인스탁스 카메라, 3등에게는 스타벅스 3만 원 쿠폰을 증정하는 이벤트였죠.
경품의 가치 측면에서는 다른 후원사 부스에 비해 전혀 부족함이 없었는데요. 아쉽게도 참여율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럭키드로우와 소셜 미디어 이벤트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않아 설명이 복잡해진 것이 원인 중 하나였어요.
테이블에 1) 럭키드로우와 2) 소셜 이벤트를 설명하는 두 개의 미니 배너를 비치했는데요. 소셜 이벤트 배너를 보고 사진 인증을 해야만 럭키드로우 사은품을 받을 수 있다고 오해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또한, 많은 참여자가 링크드인 계정이 없거나, 계정이 있더라도 활동을 전혀 하지 않아 이벤트 진행이 어려웠습니다. 한국에서는 링크드인이 유럽이나 미국처럼 널리 사용되지 않는다는 사실 다시 한번 실감했어요. (+링크드인을 통해 당첨 사실과 경품 교환권을 안내해 드렸는데요. 아쉽게도 소셜 이벤트 경품 당첨자 세 분 중 한 분만 연락이 닿아 나머지 두 분께는 경품을 전달하지 못했습니다.)
저희 회사는 인스타그램을 운영하지 않아서 팔로워가 많은 링크드인을 선택했지만, 차라리 한국에서 더 자주 사용하는 인스타그램이나 X(트위터)에서 이벤트를 진행했더라면 참여율이 더욱 높았을 것 같습니다.
< 하이라이트 >
✨ 빈틈 없었던 현장 운영 & 팀워크
이번 현장 운영에서 가장 만족스러웠던 부분은 ‘팀워크’였습니다. 보통 하나의 전시에 최소 5명 이상의 직원들을 운영 팀으로 투입합니다. 로컬 전시임에도 총 11명이나 참여하게 되었는데요. 미국, 영국, 인도, 필리핀 등 다양한 국가에서 처음 한국을 방문하는 직원들이 대부분이었죠.
전시 시작 한달 전부터 현장 운영팀을 위한 문서를 만들고 공유했어요. 저희 회사는 모든 이벤트를 위해 브리프 문서를 작성하는데요. 참가 목표부터 메시지(태그라인), KPI, 홍보 채널, 부스 운영 스케쥴까지, 이벤트에 대한 정보를 꼼꼼히 채워넣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마케팅 상세 플랜을 만듭니다.
이번에는 한국에 처음 와보는 동료들을 위한 가이드도 추가로 제작했어요. 한 달 전, 2주 전, 1주 전 간격으로 화상 브리핑을 하고, 현장에서는 슬랙 그룹채팅으로 소통했습니다. 물론, 처음에 정한 부스 스케쥴 그대로 지켜지지는 않았는데요. 그럼에도 이틀 동안 기술팀 중 1명, 세일즈 팀 중 1명 그리고 마케터 1명이 상주하며 성심성의껏 고객을 응대했습니다.
아르바이트 형태로 고용한 직원들이 부스를 운영하도록 한 후원사도 있었는데요. 고객과 대화를 나누거나 제품을 설명하는 부분에서 어려움이 있어 보였습니다. 한국인인 저와 제 팀원이 럭키드로우(사은품)를 소재 삼아 적극적으로 대화를 유도했습니다. 영상에 관심 보이는 사람들을 기술팀에 소개하며 제품 설명과 데모로 연결했어요.
저는 교대로 부스를 운영하며 중간 중간 파트너사, 잠재고객 그리고 고객과의 미팅에서 동시 통역의 역할을 하기도 했는데요. 처음으로 실제 잠재고객과의 회의에 참여하는 경험이었습니다. 미팅 한 시간 동안 알게된 것이 지난 2년간 자료를 통해 배운 것보다 더 많았습니다.
많은 인원이 참가했음에도 이틀 내내 빈틈없이 부스를 운영했습니다. 운영 팀 모두가 자신의 역할을 성실히 해주었기 때문일텐데요. 팀워크에 따라 같은 프로젝트의 성과도 크게 차이가 날 수 있다는 점을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마지막 날 저녁, 한국 식당에서의 팀 회식까지, 출장 일정을 깔끔하게 마무리 했습니다.
✨ 링크드인 임직원 애드보커시 (Employee Advocacy)
팀원이나 동료들이 부스 운영을 할 때면 SNS에 올릴 현장 사진을 애타게 기다리곤 하는데요. 이번 이벤트는 다양한 사진을 찍었고 이를 바로 포스팅 할 수 있었습니다. 저와 제 팀원이 교대로 부스와 세션 그리고 부스 운영 팀의 모습을 부지런히 기록했어요.
저의 개인 링크드인 프로필로 먼저 포스팅을 하며 회사 계정을 태그했는데요. 현장에 있던 동료들이 바로 좋아요를 누르고, 자신의 계정으로 공유(Repost)하며 빠르게 노출 수가 늘었습니다. 이후에 회사 계정에도 현장 사진을 올렸지만, 역시나 개인 계정으로 올린 포스팅의 반응이 훨씬 좋았습니다.
지난 1년간 임직원의 소셜 네트워크를 활용하기 위한 '임직원 애드보커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직원들에게 회사 계정으로 올린 포스팅을 공유해달라고 요청하거나, 개인 계정에 회사 관련 콘텐츠를 올려달라고 요청하는 입장인데요.
‘개인 계정으로 사진 위주로 포스팅하고 초기 30분 안에 반응을 이끌어낸다’의 링크드인 공식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이번 전시회는 제가 직접 임직원 애드보커시를 실천해보고, 달성한 결과까지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 푸짐하게 준비한 럭키드로우
유럽과 미국에서는 전시 이벤트용 사은품의 단가가 상당히 높은 편입니다. 어떤 아이템을 골라도 최소 1만 원 이상이고, 그마저도 퀄리티가 썩 좋지 않아요. 역시나 한국의 사은품은 가성비가 좋더라구요. 같은 예산으로도 좋은 퀄리티의 사은품을 더 푸짐하게 준비할 수 있었어요.
저희 팀원의 깜찍한 아이디어로 무조건 당첨되는 럭키드로우를 진행했는데요. 1등은 노트북 거치대, 2등은 미니 보조 충전기, 3등은 멀티 충전 케이블 그리고 4등은 키링을 사은품으로 제공했습니다. 바구니에서 직접 종이를 뽑아 당첨 번호를 확인하는 방식이었는데요. 현장에서 반응이 좋았고, 대화를 유도하기에도 안성맞춤이었습니다.
지난 2월에 런던에서 전시에 참가할 때 제 실수로 스티커를 준비하지 못했었습니다. 이번에는 다양한 종류의 스티커를 제작했고, 특별히 고양이 캐릭터를 새롭게 디자인했어요. 5종의 스티커를 부스와 스티커 테이블에 비치해 두었고, 총합 1,000장이 넘는 스티커가 모두 소진되었습니다. 타겟 오디언스(개발자)의 특성과 선호도를 잘 고려하여 사은품과 홍보 물품을 준비한 것 같아요.
✨ 퀄리티 높았던 세션 콘텐츠
양일간 컨벤션 센터 내에 여러 세미나 룸에서 다양한 트랙의 세션이 진행되었어요. 저희는 총 4개의 토크 세션을 발표했습니다. 그 중 한 세션이 특히 반응이 뜨거웠는데요. 세미나 룸이 꽉차서 문 밖으로 서서 듣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Q&A에도 많은 질문이 쏟아져 나왔는데요. 웨비나 혹은 세미나를 할 때 ‘질문 수’가 세션 반응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지표 중 하나임을 다시금 느꼈어요.
사실, 인기가 가장 많았던 이 세션은 취소될 뻔한 위기가 있었습니다. 발표자 동료가 급한 일이 생겨 고국으로 돌아가야 했거든요. 다행히 다른 동료 두 명이 자진하여 대신 발표를 하겠다고 했어요. 발표자에게 급하게 발표 내용을 인수받았고, 세션은 예정대로 진행되었죠. 어려운 상황에서도 팀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끝까지 방법을 찾아낸 보람이 있었습니다.
이번 이벤트는 토크 세션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서밋 형태였는데요. 부스 운영이나 스티커, 사은품, 브로슈어 등 홍보물은 브랜딩에 있어 중요한 요소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세션에서 좋은 퀄리티의 콘텐츠를 전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브랜딩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 오프라인 세미나 & 패널 토크 이벤트
총 두가지 오프라인 세미나를 진행했어요. 9월 2일에는 회사 일정을 위한 패널 토크를 그리고 9월 5일은 디지오션의 대표로서 오프라인 마케팅 세미나를 열었습니다. 디지오션의 오프라인 행사를 위주로 적되, 회사 세미나(♣)에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점을 추가했어요.
★ 9월 5일 저녁 7시 30분, 강남역 근처 MARU180에서 <포지셔닝과 웹사이트 콘텐츠 전략>이란 주제의 마케팅 세미나를 주최했어요. 저와 엘리펀트컴퍼니 예지 대표님이 연사로서 발표를 했고, 마지막에는 Q&A로 참석자들의 질문에 직접 답변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 회사 일정으로 9월 2일 저녁 7시, 오크우드 프리미어 호텔에서 약 50명의 IT 종사자를 모시고 패널 토크를 진행했어요. 프리젠테이션이 없는 패널 토크의 형태로 총 세가지 세션을 진행했습니다. 행사는 영어로 진행되었는데요. 십여 명의 한국인 참여자를 위해 생성 AI 동시 통역 툴을 활용했습니다.
< 아쉬웠던 점 >
4️⃣ 활발하지 못했던 참여자 간 네트워킹
특강을 신청하신 분들은 대부분 비슷한 고민을 갖고 계셨을텐데요. 참여자분들이 현장에서 서로 인사를 나누고 네트워킹 할 기회가 없어 아쉬웠다는 피드백이 있었습니다. 같은 공간에 있으니 자연스럽게 인사를 나누실거라고 예상했던 것 같아요.
오프라인 세미나는 예정된 순서에 따라 진행되었고 시간 관계상 중간에 쉬는 시간도 없었는데요. 그래서 참여자들끼리 네트워킹하기 어려웠다는 점을 뒤늦게 알게 되었습니다. 오프라인 행사는 온라인 웨비나와 달리 바로 현장에서 직접 대면한다는 것이죠.
'왜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이유가 있어야 합니다. 다음 번에는 이 부분을 고려하여 오프라인에서만 가능한 활동을 포함해보려고 해요. 참여자끼리 명함을 주고 받으며 인사를 나누거나, 특정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말이죠.
♣ 회사에서 진행한 행사는 참여자 비율이 외국인 70%, 한국인 30%였는데요. 심지어 커피 브레이크 타임이 있었음에도 네트워킹에 대한 피드백이 있었습니다. 한국인 참여자를 한 테이블에 배치한 점이 아쉬웠다는 의견이었는데요. 참여자 간에 더 원활하게 네트워킹 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는게 중요한 것 같아요.
5️⃣ 시간표대로 진행되지 않은 행사
강의 장소의 규정으로 저녁 7시~9시 반까지 최대 2시간 반 동안만 공간을 사용할 수 있었는데요. 미리 도착하여 준비를 하고 싶었지만, 7시 이후에만 입장이 가능했어요. 이로 인해 세미나 시작을 7시에서 7시 30분으로 변경해야 했습니다.
다행히 준비한 발표 내용은 정해진 시간 안에 전달했는데요. 질의응답이나 네트워킹을 하기에는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어요. 순서가 끝나자마자 9시 반까지 장소를 원상복구 하느라, 마무리하는 과정이 소란스러웠어요. 직접 인사를 나누기 위해 많은 분들이 기다려주셨는데, 미처 감사하다는 말씀도 전하지 못한 분들도 계셔 죄송스러웠습니다.
행사 시작 전, 저와 엘리펀트 팀 3명, 총 4명이 함께 부지런히 움직였는데요. 그럼에도 생각보다 준비 시간이 부족했습니다. 하나의 오프라인 행사를 위해 많은 노력과 지원 인원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배웠습니다. 계획한 순서를 마무리하는 데 예상보다 더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는 사실도요. 시간대 별로 해야할 일과 체크리스트도 만들었지만, 현장에서 시간을 지켜 실행하는게 생각보다 어려웠어요.
♣ 회사에서 진행한 행사 역시 계획한 시간표에 맞게 진행하지 못했어요. 늦게 도착한 참여자들이 꽤 많아서 시작 시간이 20분 가량 지연되었습니다. 그 여파로 3개의 세션 시간이 모두 변동되었고, 각 세션의 분량 또한 계획과는 달랐어요. 각 세션 별 연사분들과 미리 리허설을 하며 꼼꼼하게 시간을 재보지 못한 것이 아쉬웠어요.
6️⃣ 좌석 배치와 음향 설정
교실처럼 일렬로 책상이 배치되어 있고 앞쪽에 연단이 있는 장소를 대관했는데요. 공간의 양 측면 중앙에 큰 기둥 두개가 있었습니다. 뒷쪽 자석에서는 슬라이드가 잘 보이지 않거나, 마이크 소리가 작게 들리는 문제가 있었는데요. 기둥에 모니터가 있어 그나마 다행이었지만, 스피커까지 있었다면 좋았을 것 같아요.
저와 예지님 모두 연단의 왼쪽 편에 서서 발표를 했는데요. 저희가 화면의 왼쪽을 가리는 바람에 강의실 오른쪽에 앉으셨던 분들은 슬라이드가 잘 보였다고 합니다. 직접 경험해보기 전까지는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이었어요.
다음 번에는 장소의 조건을 미리 조사하고 프로젝터 스크린, 모니터, 스피커, 연단 등 꼼꼼하게 디테일을 잘 점검해야겠습니다. 발표가 중심인 이벤트라면 전 좌석에서 스크린이 잘 보이는지 확인이 필요하겠어요. 혹은 극장형 테이블 배치가 가능한 장소를 찾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네요.
♣ 본업에서 진행한 행사는 극장형으로 좌석을 배치했어요. 7개의 원형 테이블에 7개의 의자를 놓고, 각 자리마다 이름표를 세워뒀어요. 하지만 어떤 테이블과 좌석에 누구의 이름표가 있는지 좌석표를 그려두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참석자가 도착할 때마다 같이 공간을 돌아다니며 좌석을 찾아드려야 했어요. 결국, 나중에는 좌석표를 무시하고 남는 자리로 안내할 수 밖에 없었답니다.
< 하이라이트 >
✨ 높았던 참석율과 만족도
유료 세미나임에도 불구하고 80명이 등록해 주셨습니다. 100명이었던 모객 목표의 80%를 달성할 수 있었어요. 특히 총 신청자 수의 83%나 당일에 참석해 주셔서 현장 분위기도 좋았습니다. 세미나 종료 후에도 무려 53명의 참여자가 설문에 참여해주셨고, 평균 만족도 9점을 받았어요.
전략 단계에서 ‘포지셔닝’을 제대로 설정하고, ‘웹사이트 콘텐츠’로 풀어내는 것(실행)까지 전 과정을 다뤘는데요. ‘포지셔닝과 웹사이트’라는 평소에 고민이 많았던 두가지 주제를 엮는 점이 좋았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원론적인 내용보다는 실무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개념, 팁 그리고 사례를 다양하게 담으려 노력했는데요. 이 부분 또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습니다.
만족도 조사 참여자를 위해 네가지의 혜택을 준비했는데요. 빵빵한 혜택이 응답율을 높이는데 도움이 된 것 같아요. 덕분에 소중한 피드백을 받고 개선의 기회도 얻었습니다. 추가로 진행한 링크드인 후기 이벤트는 총 5명이 참여해 주셨고, 2명에게 책(3권의 도서 중 택일)을 선물로 보내드렸어요.
♣ 본업에서 진행한 행사의 경우, 테이블 좌석마다 설문지를 비치했지만 참여율이 저조했습니다. 따로 설문지를 작성해달라고 안내하거나 혜택을 제공하지 않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 굿즈와 워크시트 준비
어쩌면 제 스스로 가장 뿌듯했던 부분일지 모르겠습니다. 먼 걸음을 해주시는 분들께 기억에 남을 만한 무언가를 꼭 드리고 싶었는데요. 준비 기간은 짧았지만 최대한 짬을 내서 디지오션 스티커를 디자인하고, 워크시트를 인쇄했어요. 함께 가져간 클로버 악세사리도 많이들 좋아주셨다고 해요.
발표에서 담기에는 분량이 너무 많은 '메시징 프레임워크' 내용을 워크시트로 담아보았는데요. 현장에서는 개괄적인 내용을 설명하고, 워크시트에 적힌 안내에 따라 스스로 채워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 많은 참여자분들이 회사로 돌아가 팀원들과 다같이 시트를 작성할 생각을 하니 설렌다고 말씀해주셨어요. 마지막까지 부지런을 떨며 준비해간 보람이 있었습니다.
✨ 뜨거웠던 질의응답 시간
대면 행사의 꽃은 ‘Q&A’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예상했던 것보다 많은 질문을 받았고 또 최선을 다해 현장에서 라이브로 답변해 드렸습니다. 행사가 끝나고 집에 돌아와서도 머리 속에 맴돌았던 질문들도 있었는데요. 그만큼 참여자분들의 이해도가 높았고, 질문의 수준 역시 다채롭고 예리했습니다. 다만 시간 관계상 모든 질문을 들어보고 함께 고민해드리지 못해 정말 아쉬웠습니다.
♣ 회사에서 진행한 행사는 개인 세미나와 달리 후기를 많이 받아 볼 수 없었어요. 그래서 어떤 부분에서 개선이 필요한지 알기는 어려웠습니다. 그럼에도 패널 토크 세션 콘텐츠에 대한 참여자의 만족도는 높았을 거라고 생각해요. 각 세션이 끝날 때마다 질문이 끊임없이 이어졌으니까요!
갈무리
본업에서도 그리고 사이드 프로젝트에서도 늘 프로젝트가 끝날 때마다 회고를 해야겠다고 다짐하지만, 하나의 캠페인이 끝나면 바로 다음 일정을 준비하느라 회고의 타이밍을 놓치곤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같은 실수를 반복하게 되기도 했죠. 이번에는 그러지 않기 위해 스스로와의 약속을 지키며 회고에 집중했습니다.
월간 마케팅 회의에서 팀원들에게 한국 출장의 성과와 이벤트를 준비하며 느낀 점을 공유했고, 이번 블로그를 작성하면서 반강제적으로(?) 지난 행사들의 잘된 점과 개선점을 더욱 솔직하게 되짚어볼 수 있었습니다. 회고의 목적은 단순히 과거의 실수를 확인하고 기록하는 데에 그치는 것이 아닙니다.
진정한 회고의 핵심은 프로세스의 비효율을 발견하고, 실수가 발생할 수밖에 없었던 근본적인 이유를 파악하는 데 있습니다. 그래야만 다음 번에는 같은 실수를 피하고, 더 나은 전략과 방향으로 업무를 개선할 수 있기 때문이죠. 이번 회고를 하며 다음 번 행사는 더 잘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는데요.
앞으로도 이러한 회고 과정을 꾸준히 이어가며, 배운 점을 여러분과 공유하고자 합니다. 이 레슨런을 실천하고 적용하여 매번 더 성장하겠다고 다짐하면서 이번 글을 마무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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