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블로그는 디지오션 에디터의 관점과 경험을 담아 직접 작성한 글이에요. 편집/퇴고 과정에서 부분적으로 생성 AI의 도움을 받았어요!
저는 영국에서 직장 생활을 하고 있는 4년차 팀장입니다. 지금까지 2명에서 5명 사이의 작은 팀을 이끌어 왔는데요. 보통은 어떤 영역이든 경험이 쌓일수록 조금씩 익숙해지고 수월해진다고 하죠. 그런데 어떻게 된 일인지 팀장으로서의 시간은 흐를수록 난이도가 더 높아지는 느낌입니다.
올해는 특히 많은 일들이 있었던 한 해 입니다. 전체적으로 굵직한 조직 차원의 변화들이 있었고요. 마케팅 부서의 전략과 리더, 그리고 저희 팀 구성원까지 많은 것들이 바뀌었습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빠르게 적응하고 성과를 내는 것은 결코 쉽지 않았어요. 저는 열과 성을 다하고 있지만, 성과는 늘 기대에 미치지 못할 때가 많았습니다.
매 분기가 끝날 때면 왜 목표에 달성하지 못했는가를 스스로 따져 묻습니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생각해보면, 문제가 없는 것을 찾는게 빠르겠다 싶어지죠. 그럴 때마다 무기력함이 찾아왔습니다. 도무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제자리를 뱅뱅 돌고 있는 것 같달까요.
문제(Problem)는 ‘현실과 이상 사이의 간격’이라고 해요. 그렇게 치면 저에게는 큰 문제가 있는 셈입니다. 성과를 내고 팀의 성장을 이끄는 리더가 되고 싶은 마음은 간절하지만, 그 열정만으로는 채울 수 없는 간극을 매일 마주하고 있으니까요.
저는 여전히 커리어 여정에서의 지속적으로 성장하기를 꿈꿉니다. 무엇보다 지금 회사에서 팀원들과 함께 가시적인 성과를 달성하는 경험을 해보고 싶고요. 더 넓고 깊게 비지니스에 관여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언젠가 준비가 되었을 때, 중간 관리자에서 임원으로 도약하고 싶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현실은 쉽게 바뀌지 않을테니 대신 저는 현재의 상황을 보는 제 관점을 바꿔보기로 했습니다. 마치 게임 속에서 단계별로 퀘스트(Quest)가 주어지듯, 회사에서의 문제를 ‘성장 퀘스트’로 생각하기로 했어요.
눈 앞에 놓인 문제들은 다음 단계로 레벨업 하기 위해 꼭 필요한 경험인거죠. 단숨에 쉽게 끝내버리는 퀘스트들을 통해 제 강점을 이해할 수 있을거구요. 유난히 어려운 퀘스트가 있다면, 그 역량을 더 집중적으로 개발하면 됩니다.
저에게는 총 다섯가지의 퀘스트 목록이 있는데요. 저와 비슷한 상황에 계신 팀장 여러분들께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공유해봅니다. 이 퀘스트들을 깨기 위해 매일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상세하게 적어봤어요.
💎 그팀장의 퀘스트 목록 (리더십 역량)
🗝️ 어려운 대화에 익숙해지기
🗝️ 비즈니스 전반 이해하기
🗝️ 높은 성과를 내는 팀 이끌기
🗝️ 조직에서 나의 영향력 키우기
🗝️ 자기 관리는 균형있게 하기
🗝️ 어려운 대화에 익숙해지기
저는 살면서 누군가와 싸워본 경험이 많지 않았습니다. 학창 시절에도 그리고 사회 생활을 하면서도 큰 갈등을 겪어보진 않았어요. 아마도 상대에게 맞추는 방향으로 노력하거나, 저도 모르게 갈등 자체를 회피했던 것 같아요.
그러고보면 팀장이 되고서 인생에서 처음으로 갈등을 정면 돌파하게 되었다는게 아이러니 하네요. 초반에는 어려운 대화를 요리조리 피하다가 타이밍을 놓쳐 상황이 악화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는 안되겠다 싶어서 어설프지만 꾸역꾸역, 하기 어려운 말들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팀원들에게 성과나 태도에 대한 피드백을 주는 것은 쉽지 않았죠. 심장이 마구 요동쳐서 정신이 아득해지거나, 떨려서 말이 잘 안나올 때도 많았습니다. 오랜 시간의 노력에도 개선의 여지가 없는 팀원을 떠나보내는 과정은 늘 어렵습니다.
영어 표현 중에 ‘Get comfortable with being uncomfortable’이란 말이 있죠. 불편함을 편안하게 느끼는 것까지는 어렵겠지만, 조금씩 익숙해지고 있는 중입니다. 이 과정에서 도움이 되었던 몇가지를 소개하고 싶은데요.
먼저, 머리 속으로 상상을 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입니다. 대화 시뮬레이션을 돌리고 준비할수록, 실제 상황에서 예상치 못한 말에 더 당황하는 것 같아요. 대략적으로 하고 싶은 말의 요지만 정리하는 정도가 오히려 더 대화가 잘 풀렸습니다.
두번째는 갈등 상황에 대해 AI와 미리 논의해보는 것인데요. 구체적인 정보를 주고 상대가 왜 이런 말이나 반응을 했을지 의도를 분석해보라고 하는거죠. 상대의 입장을 편견없이 이해하는데 챗GPT의 답변이 도움이 됩니다.
이어서 그런 상대의 행동에 대해 제가 느끼는 점을 얘기해줍니다. 제가 왜 그런 감정이 드는건지, 그리고 이를 근거로 저는 어떤 성향이 있는지를 알려달라고 해보세요. AI가 사람은 아니지만 생각보다 통찰력있는 답변을 준답니다! 어떤 방향으로 접근할지 가이드까지 상세하게 내려줍니다.
세번째는 일어난 일을 객관적으로 정리하고, 날 것 그대로의 감정을 가감없이 적어보세요. 크고 작은 갈등이 있을 때마다 적어두면 좋은 성장의 기록이 됩니다. 글로 쓰는 과정에서 스스로에 대한 새로운 면을 발견하고 또 이해하게 될거에요.
저에게는 두려운 대화의 주제나 대화의 상대가 여전히 있습니다. 하지만, 예전처럼 걱정이 되지는 않습니다. 운동을 할수록 근육이 생기듯 어려운 대화도 자주 노출될수록 수월해진다는 것을 알게됐거든요!
📚 도움이 된 책
결정적 순간의 대화, 일의 99%는 피드백이다, 심리학이 분노에 답하다, 우주인들이 인간관계로 스트레스받을 때 우주정거장에서 가장 많이 읽은 대화책 (원제: Difficult Conversations)
🗝️ 비즈니스 전반 이해하기
팀장이 되고나서 오래동안 헤맸던 영역입니다. 현재도 역시 배워가고 있는 중이기도 하구요.
개별 기여자로서 일할 때는 일을 결과물(Output)의 기준으로 생각했습니다. 성실하게 노력하고 산출물이 나오면 그걸로 만족했죠. 그 당시에도 성과를 측정하긴 했는데요. 업무의 목적을 달성했는지 보다는 ‘완료’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어요.
중간 관리자가 되니 ‘열심히 했다’ 자체는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So what? 열심히 한 결과물이 어떤 성과(Outcome)로 이어졌는지가 진짜 중요한 것이니까요.
기업의 입장에서 이 성과는 궁극적으로 ‘이익’이어야 합니다. 각 부서에서 하는 다양한 일들이 결국 이익을 창출하는 결과로 보여져야 하는 것이죠.
팀장 이상 급의 리더들은 경영진의 관점에서 일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합니다. 투자와 회수의 시점으로 판단하고 의사 결정을 하는 것인데요.
이만큼의 리소스를 투자했을 때, 얼마나 빨리 최대의 성과를 낼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생각하는거죠. 지금은 많이 익숙해졌지만, 처음에는 차이를 잘 이해하지 못했던거 같아요.
직급이 한 단계씩 올라갈수록 ‘돈을 버는 (혹은 버는데 기여하는) 능력‘이 중요해진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제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회사가 더 많은 이익을 내는데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까를 항상 고민합니다. 적은 예산이라도 ROI를 생각해서 투자를 결정해보구요.
팀을 운영하는데 있어서도 성과를 달성하는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무엇일지를 궁리합니다. 결정을 내리기 전에 ROI 분석을 하고, 단-중-장기 계획을 미리 세워보는 습관을 들이고 있어요.
저는 단순히 마케팅 성과 뿐 아니라 비즈니스 수준의 성과를 더 소상히 이해하고 싶은 욕심이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려분 부분이 있더라구요. 저희 회사는 직원 수 500명인 기업이라 팀장급이라 해도 접근이 어려운 정보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최대한 경영진이 공유하는 이메일이나 자료들을 꼼꼼하게 봅니다. 타운홀 미팅도 반드시 참여하여 회사 상황에 대한 업데이트도 놓치지 않으려 합니다.
아무래도 상사는 저보다 더 많은 지표를 보고 들을텐데요. 일대일 미팅을 하며 때때로 상사에게 회사에 대한 질문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마지막으로 비즈니스의 중심축이 되는 제품에 대한 공부를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제가 다니는 회사는 IT 업종으로 클라우드와 쿠버네티스 제품 및 서비스를 판매하는데요. 비전공자에게 진입 장벽이 높은 분야입니다.
마케터로서 잠재고객과 제품을 얼마나 잘 이해하느냐가 성과를 좌우하는데요. 다행히 콘텐츠 제작을 돕는 프로덕트 마케팅 팀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계속해서 의존할수만은 없는 노릇이죠.
이제 곧 3년이 되어가지만 여전히 모르겠는 영역이 많습니다. 실무를 하고 팀을 관리하기에도 시간이 모자란건 사실이니까요. 그래도 짬을 내어 꾸준히 제반 IT 기술과 제품에 대한 공부를 이어오는 중이에요.
최근에는 인프런 멘토링을 통해 잠재고객의 직무로 일하는 현직자를 찾아 과외를 받는 방법도 시도해 봤습니다. 여전히 제가 알고 있는 지식은 빙산의 일각입니다.
제품 회의에서 못 알아듣는 내용이 거의 대부분이죠.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강의와 책, 영상 등 다양한 방식으로 배움을 지속해 갈 예정입니다.
📚 도움이 된 책 & 강의
비전공자를 위한 이해할 수 있는 IT 지식, 혼자 공부하는 얄팍한 코딩지식, 1일 1로그 100일 완성 IT 지식
🗝️ 높은 성과를 내는 팀 이끌기
팀장으로서 1순위로 잘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면 바로 ‘높은 성과를 내는 팀 만들기’가 아닐까요. 저는 2명에서 5명 사이의 팀을 운영해 왔습니다. 지금 회사에서는 팀원 네명이 모두 정리해고와 퇴사로 사라져 저 혼자 실무를 했던 암흑기도 있었구요.
이렇게 작은 규모의 팀을 이끌고 있음에도 어려운 점이 참 많습니다. 초기에는 팀원들의 마음에 공감해주고 동기부여 해주는 좋은 팀장이 되는데만 초점을 맞췄는데요. 시행착오를 겪으며 ‘좋은 사람’이 꼭 ‘좋은 팀장’은 아님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의 호의를 이용하는 팀원들을 상대하며, 팀장으로서의 역할에 대해 깊게 고민한 시기도 있구요. 조치를 취하는 과정은 매번 괴로웠지만 제가 중심을 잡아가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공감하고 지원할 때와 단호하게 피드백을 주어야 할 때에 대한 저만의 기준을 찾아나가고 있어요.
사실, 저도 주니어 시절에 상사에게 피드백을 받아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저의 팀원들에게는 최소한 분기별로 상세한 피드백을 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번 분기에 달성한 성과와 개선이 필요한 영역 그리고 다음 분기 목표에 대해 서로 대화하는 시간을 가집니다.
책 <팀장 스쿨>에서는 팀장은 두가지 본질적인 역할을 해야한다고 말합니다. 1) 팀이 맡은 과제(목표)를 약속대로 해낸다. 2) 단, 팀원들과 함께.
우리 팀이 맡은 과제를 약속대로 완수하기 위해 저는 이렇게 네가지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1️⃣ 목표-핵심 결과-우선순위 명확히 하기
비교적 최근에 개선하기 시작한 영역입니다. 저는 팀의 성과를 책임지다 보니 자연스럽게 목표를 염두에 두고 일하는데요. 하지만, 팀원들에게는 그 내용을 전달하지 않고 있었더라구요. 이제는 팀 전체의 목표(핵심 결과)와 각 팀원별 달성해야하는 성과를 공유합니다.
단순히 업무만 위임하는 대신, 그 업무를 통해 달성해야 할 결과를 알 수 있도록 말이죠. 이는 팀과 각자의 우선순위를 정하는데도 명확한 가이드가 되주었습니다. 팀 전체가 하나의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한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같이 궁리하게 되었으니까요.
여전히 개선이 필요한 점이 있다면 ‘현실적인 목표’를 정하는 것입니다. 보통 각 부서의 목표치는 탑다운으로 내려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가 원하는 대로 목표를 설정할 수 없는 노릇입니다. 현실적으로 달성 가능한 목표를 할당 받기 위해 상사에게 다양한 방법으로 의견을 제시해보고 있어요.
2️⃣ 주기적으로 성과 공유하기
저희 팀은 매월 그리고 매분기 성과를 리뷰하고 배운점을 서로 공유합니다. 월간 리뷰는 최대한 간단하게 워드 문서 형태로 정리하고요. 분기 성과는 상부에 보고할 때 포함해야 할 내용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PPT 형식으로 준비합니다.
리뷰를 할 때 실제 인사이트 도출 과정보다 데이터 정리에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그래서 팀 KPI를 볼 수 있는 대시보드를 내부적으로 제작하여 빠르고 편하게 핵심 데이터를 정리하고 있어요. 저는 단순히 보고를 위한 보고서 작성은 지양하려 노력합니다.
지난 기간 동안 핵심성과 목표를 얼마나 달성했는지, 무엇이 효과적이었는지, 어떤 인사이트를 발견을 했는지, 그리고 이를 다음 월/분기에 어떻게 적용하고 또 테스트 할 수 있는지에 초점을 둡니다. 액션으로 이어지지 않는 데이터는 아무런 가치를 가져다주지 못함을 기억해야 해요.
3️⃣ 효율을 높이는 시스템 구축하기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제가 정말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입니다. 모든 일을 할 때 먼저 프로세스를 정립하면, 효율을 높일 수 있습니다. 반복되는 업무는 템플릿을 만들고, 자동화 할 수 있는 업무나 과정이 있는지 찾아봅니다.
성과를 내는데 효과가 없었던 업무는 과감하게 없애고요. 모두가 자신만의 방식대로 처리하는 대신, 하나의 시스템으로 공유하면 팀의 생산성이 높아집니다. 적은 리소스(시간/인력)로도 많은 양의 업무를 빠르게 완료할 수 있어요.
4️⃣ 팀원들의 강점을 끌어내는 환경 만들기
회사에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일만 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도 가능하면 팀원의 성향과 강점을 반영하여 업무를 위임하려고 노력합니다. 기왕이면 자신이 잘할 수 있고 또 선호하는 일을 하면,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해요.
동시에 부족한 점을 개발할 수 있는 기회도 만들어 주고자 합니다. 적절하게 어려운 과제로 이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말이죠.
우리 팀의 성과를 내기 위해 쏟는 다양한 노력들이 자신의 커리어 발전으로도 이어지면 좋겠습니다.
📚 도움이 된 책
하이아웃풋 매니지먼트, 무기가 되는 시스템, 일을 버려라, 팀장 스쿨
🗝️ 조직에서 나의 영향력(리더십 역량) 키우기
저는 인간 관계가 직장 생활의 대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주니어 때는 동료 그리고 상사가 인간 관계의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관리자 단계로 갈수록 관계의 양상이 넓고 얕아진다고 느껴요. 나(내 팀)의 안위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이해관계자들이 점점 많아집니다.
모든 사람과의 관계가 동일한 무게와 의미를 지니지는 않습니다. 조직에서 내가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은 한두 명이면 충분해요. (그 중 한 명이 상사이면 더할나위 없이 좋구요.) 하지만, 다양한 부서 그리고 이해관계자들에게 좋은 평판을 얻는 것도 중요합니다.
‘다 사람이 하는 일이다’라는 말, 한번쯤은 들어보셨을텐데요. 팀장이 되고 나서 생각보다 많은 일들의 성과가 개인 간의 관계에 달려있다는 사실을 알게되었어요. 똑같은 요청임에도 누가 부탁하느냐에 따라 대답이 달라지는 상황을 자주 봅니다. 인간적으로 친하고 신뢰가 있으면, 많은 일들이 쉽게 해결된다는 것도요.
나의 평판과 신뢰는 곧 영향력(Influence)의 척도가 됩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두루두루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까요? 저는 이를 위해 꼭 지키려고 노력하는 세가지가 있습니다.
첫번째는 제가 맡은 일을 제대로 책임지고 다른 팀을 비방하지 않는 것입니다. 어찌보면 기본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놓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자기 일(자기 팀의 일)도 제대로 책임지지 못하는 사람, 남 탓하는 사람을 신뢰하기는 어렵겠죠.
두번째는 아무리 일적인 도움이라 할지라도 꼭 감사와 성의를 표하는 것입니다. ‘어차피 저 사람(팀)도 월급받고 하는 일인데 뭐.’라고 절대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우리 팀)에게 도움이 되었다면 다른 생각은 하지 않고 무조건 고맙다고 표현합니다.
가능하면 뭐 하나라도 더 챙겨줄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 찾아봅니다. 예를 들어, 저희 회사가 기술 제품을 판매하다 보니 마케터가 스스로 웨비나를 진행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합니다.
항상 솔루션 아키텍트 팀 동료들이 연사로 발표를 해야하는데요. 엄밀히 말하면 마케팅 웨비나가 그들의 업무는 아닌 것이죠. 그럼에도 군말없이 최선을 다해 참여해 주는 감사한 동료들이죠.
그래서 연사들에게 100 달러 상당의 보너스를 전달하는 안을 승인 받았습니다. 금액이 크지는 않지만 호의에 보답하고자 하는 저희 팀의 마음은 전할 수 있으니까요! 이 세상에 무엇이든 ‘당연한’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세번째는 가능하면 도움 요청은 거절하지 않는 것입니다. 크게 무리가 가지 않는 선이라면 웬만한 일들은 돕습니다. 내가 한 번 도왔으니까 다음 번에 나를 도와줄거라고 기대하지 않는게 중요해요. 기대하면 반드시 실망할 일이 생기거든요.
도울 수 있는 여건이라서 돕는다고 생각하면 편합니다. 제가 베푼 호의가 반드시 상대를 통해서가 아니라도, 어떤 방식으로든 저에게 좋은 영향으로 돌아온다고 믿는데요.
이런 태도로 일하며 알게된 재밌는 사실은 사람들은 생각보다 자신이 도움을 받은 일을 쉽게 잊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앞으로도 넓고 긴 시야로 재거나 따지지 않고, 능력이 되는 선에서 도우며 직장 생활을 하고 싶어요!
🗝️ 자기 관리는 균형있게
직급이 올라갈수록 스트레스의 양과 강도도 같이 높아집니다. 아무래도 증명하고 책임져야 할 것들이 많아지니까요. 주니어 때도 물론 스트레스가 없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팀장의 위치에서 느끼는 스트레스와는 그 종류가 달랐던 것 같아요.
개인 기여자로 일할 때는 주말이나 휴일 만큼은 마음 놓고 푹 쉬었던 기억이 납니다. 팀장이 되고 나서는 일을 할 때도 안 할 때도 계속해서 신경을 쓰는게 습관이 되었습니다. 연말에 휴가를 가더라도 최소한 하루에 한 번씩은 슬랙과 이메일을 확인하곤 합니다.
그만큼 온전한 ‘쉼’을 경험하기가 어려운 환경인데요. 그래서 직장에 더 매몰되기도 더 쉽습니다. 마치 회사에서의 일이 내 인생의 전부인 것처럼 좌절하거나 힘들어 할 때도 많고요. 의식적으로 생각을 환기시켜서 악순환을 끊어줘야 합니다.
직장에서 프로페셔널한 모습을 유지하려면 겉으로 드러나는 부분 뿐 아니라 내면도 잘 관리해야 합니다. 나란 사람의 안팎을 골고루 가꿔줘야 하는데요.
외적인 영역은 다른 사람에게 보여지는 모든 것(하드웨어)이 포함됩니다. 얼굴 표정, 자세, 말투, 차림새, 말의 내용 (지식과 전문성) 등은 의외로 노력하면 계발이 쉽습니다.
오히려 관리가 어려운 부분은 내면의 영역(소프트웨어)입니다. 사실, 밖으로 드러나는 모습은 내면과 연결되어 있기도 한데요. 그래서 오래동안 겉모습을 가장하기는 어려운 것 같아요. 안을 가꾸려는 노력이 더 필요한 이유가 아닐까요.
제가 안팎으로 자기관리를 위해 꾸준히 하고 있는 몇가지가 있습니다.
첫번째는 규칙적인 운동입니다. 저는 빈야사 요가를 좋아해서 몇년째 해오고 있는데요. 정적인 운동으로는 여전히 해소되지 않는 스트레스가 있어서 지난 9월부터 달리기를 시작했습니다. 주 4-5회 아침에 신나는 노래를 들으며 4.5km를 뛰고 나면 기분이 한결 상쾌해집니다.
두번째는 일기 쓰기입니다. 매일 3-5줄 사이로 짤막하게 하루를 기록합니다. 감정이 동요하는 사건이 있었던 날에는 노션에 커리어 회고 일지를 씁니다. 꾸며서 쓰는 대신 최대한 있는 그대로의 날 것을 적으려고 노력해요. (그래서 감정이 담긴 욕이 꽤나 많이 등장합니다😅)
세번째는 매주 심리 상담을 받는 습관입니다. 2022년 초, 우연한 계기로 시작하게 되어 지금까지 3년째 매주 온라인 상담 세션을 이어오고 있어요. 세션마다 나눈 이야기를 키워드로 정리하고 만화로 그려둔 노트는 저의 보물 1호가 되었습니다. 지난 3년은 단연코 제 인생에 걸쳐 스스로를 가장 깊게 이해할 수 있던 기간이에요.
보통은 심적으로 문제가 있을 때 외부의 도움을 찾곤 합니다. 오히려 문제가 없는 상태에서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이 더 효과적이란 것, 알고 계셨나요?
미리 자신의 감정을 수용하는 연습을 잘 해두면 위기가 왔을 때 수월하게 이겨낼 수 있다고 해요. 꾸준한 상담 덕분에 많이 어려웠던 시기를 잘 흘려보낼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은 생각을 환기시킬 수 있는 무언가를 하는 것입니다. 공휴일에 연차를 붙여 가까운 곳에 자동차 여행을 가기도 하고요. 긴 휴가 때는 주변 국가로 멀리 나가보기도 합니다. 주말에 공원에 가서 자전거를 탈 때도 있고요. 주말 하루 내내 제가 좋아하는 책이나 프로그램을 볼 때도 있습니다.
다른 생각이 나지 않을만큼 몰두할 수 있는 활동을 하는게 도움이 되더라고요. 갇혀있던 생각과 마음에 바람을 쐬주고 나면, 신기하게도 고민하던 문제의 해답이 저절로 떠오를 때가 많습니다. 짧더라도 밀도있는 시간을 보내면 행복감과 여유가 생기는 것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잠을 충분히 자는 것도 아주 중요해요! 저는 최소한 7-8시간을 푹 자는 편입니다. 남들보다 일찍 자고 또 그만큼 일찍 일어나는 편이에요. (평일에는 저녁 9시 반에서 10시 사이에 자고, 보통 아침 4시 반에서 5시 사이에 기상합니다.)
이렇게 제가 퀘스트를 깨기 위해 지금껏 해오고 있던 다양한 노력을 공유해봤습니다.
설사, 이번 판이 끝났는데도 다음 단계로 가지 못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괜찮습니다. 다양한 어려움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개인으로서 그리고 리더로서 많이 성장해 있을테니까요.
스스로 의구심이 들 때마다, 다음 단계에 서있는 제 모습을 상상하며 멈추지 않고 전진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언젠가 제 경험을 바탕으로 ‘성과를 내는 리더의 특징’에 대해 당당하게 적어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퀘스트를 깨고 계신, 세상의 모든 리더의 성장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때때로 외롭고 지칠 때면 멀리 영국에 사는 동료 그레이스를 떠올려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