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코끝시린 겨울이 자리잡고, 12월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고 있어요. 2023년은 디지털 마케팅의 변화 속도도 빨랐고 그 열기도 뜨거웠던 한 해입니다. 마케터로서 우리는 새로운 트렌드를 열심히 쫓았고, 소비자와 한층 더 가까워지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따뜻한 커피 한 잔과 함께 2023년 마케팅의 마무리를 놓치지 않으시길 바라며, 지금부터 함께 디지큐가 꼽은 '2023 올해의 마케팅 연말결산'을 살펴볼까요?☕✨
1. 올해의 광고✨
화장품 광고이지만 민낯을 드러내자! 아이소이 - 민낯을 드러내자 캠페인
화장품 광고지만 민낯을 드러내자는 외치는 캠페인이 등장했습니다. 바로 아이소이(ISOI)의 브랜딩 캠페인입니다.
아이소이는 'I am SO Independent'를 슬로건으로 내세우며 오랜기간 주체적인 여성의 삶을 응원해왔는데요. 올해의 광고 영상 역시 주체적인 삶을 지향하는 모든 여성들에게 응원 메시지를 전달했어요.
“차분해지려고 노력해야 하는 일은 하지 않기로, 어떤 날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나를 방치해, 퍼지고, 늘어지고, 처져보기로. 속이 바싹 마르거나 결국 움푹 팬 상처로 남아도 상관없어. 자신 있게 민낯을 드러내며 살거다. 꾸밈없는 모습으로 결국 나는 더 탄탄해질 테니까.”
아이소이는 주체적이고 독립적인 여성을 표현하기 위해 개성있는 배우, 드라마 '파친코'의 김민하를 모델로 선정했습니다. 누군가는 흠결이라 여길 수 있는 주근깨도 자신의 일부임을 표현한 것이 브랜드의 정체성과도 잘 어우러진다고 생각했어요.
김민하 배우의 주근깨를 가리지 않고 있는 모습 그대로를 매력으로 승화하여 더욱 와닿는 브랜딩 영상이 탄생했습니다.
마지막 부분에는 아이소이의 대표 상품인 잡티 세럼이 등장하는데요. '민낯을 드러내자'는 카피와 함께 제품이 어우러지며 메이크업으로 자신을 포장하지 않아도 당당할 수 있는 아이소이의 제품력을 극대화했습니다.
과거에는 민낯은 예의가 아니라는 사회적 관념이 있었습니다. 아이소이는 민낯을 드러내자는 메시지와 함께 '완벽하지 않아도 단단한 자아를 통해 주체성을 가지고 당당한 모습으로 살아가자'는 이중적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담아냈어요.
2. 올해의 OOH 광고🏢
국내에 등장한 라이벌 마케팅 - 웨이브의 과감한 도전
뜨거운 이슈가 많았던 올해 OTT 시장. 디즈니플러스의 ‘무빙'의 대흥행, 티빙의 ‘지구오락실’ '환승연애' 시리즈 인기에도 불구하고, OTT 1위는 단연코 넷플릭스가 자리 잡았습니다. 그런 넷플릭스에 웨이브가 과감히 도전장을 내밀었는데요.
넷플릭스는 올해 초부터 ‘요즘 넷플 뭐봄?’이라는 슬로건을 활용하여 대대적인 브랜딩 캠페인을 전개했습니다. 웨이브는 여기에 화답이라도 하듯 ‘요즘은 웨이브 봄’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광고를 시작했어요. 디지털 뿐만이 아닌 서울 주요 장소의 옥외광고에 말입니다!
넷플릭스의 '요즘 넷플 뭐봄?' 뒤에 ‘요즘은 웨이브 봄’ 광고가 따라다니며 넷플릭스 인지도가 고스란히 웨이브로 옮겨가는 효과를 만들어냈습니다.
웨이브는 현재 국내에서 넷플릭스 대비 인지도가 낮은 편인데요. 경쟁사의 인지도를 언급하며 소비자의 관심을 끌고 화제성을 만들어 냈습니다.
실제로, 캠페인 직후 웨이브의 일간활성사용자수(DAU)는 76만명을 기록해 이전 3등에서 새롭게 2등으로 올라서기도 했다고 합니다.
넷플릭스와 웨이브 광고를 비교하는 SNS 게시물이 폭발적으로 늘기도 했는데요. 자발적 바이럴을 이끌어낸 (넷플릭스 입장에서는 살짝 얄미울 수도 있는) 참신하고 도전적인 시도였던 것 같습니다.
3. 올해의 ai 서비스🤖
아직도 안 해봤어? - 너도나도 AI 프로필
올해 가장 많이 유행했던게 있다면 바로 스노우 AI 프로필이 아닐까요. 자신의 셀카를 넣으면, AI가 다양한 콘셉의 이미지를 제작해주는 서비스입니다.
1시간 이내 사진을 받아보려면 6,600원, 24시간 내에 받아보려면 3,300원의 비용이 드는데요! 직접 메이크업을 받고 포토샵을 하는 프로필 촬영의 수고로움 없이도 퀼리티 좋은 사진을 얻을 수 있어 소비자들은 지갑을 활짝 열었습니다.
서버가 다운되며 서비스가 지연되어도 그 인기는 그칠 줄 몰랐습니다. 스노우는 이 서비스를 통해 약 27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고 해요.
AI 프로필 열풍은 'EPIK'에서도 이어졌습니다. EPIK은 1990년대 미국 졸업 앨범 ‘이어북(Yearbook)’을 콘셉트로 한 인공지능 사진인데요. 하이틴의 풋풋한 감성을 살려 자연스럽게 사진을 합성해줍니다.
이에 기업 회장, 연예인, 개그맨 등 최근 유명인들이 앞다투어 인증 사진을 공개했는데요. 미국에서 인기있는 스포츠 복장이나, 유행하는 패션을 입고 있는 모습들을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AI 프로필, 왜 이렇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을까요? 고도화된 기술력으로 자연스러움을 담아냈기 때문입니다. 생성 AI가 수작업 합성보다 더 자연스러운 나의 모습을 만들어낸 것이죠. 선택의 범위가 넓어 취향에 딱맞는 나의 모습을 선택할 수 있구요.
또 다른 이유는 자신을 드러내고자 하는 욕구 때문인 것 같습니다. 개인 SNS에 올리기 가장 좋은 소재는 바로 나 자신이라는 점! 이 욕구가 잘 건드려지며 소비자들이 열광하고 자생하는 좋은 콘텐츠가 되었습니다.
4. 올해 화제의 콘텐츠✏️
이효리 상업광고 재개 소식에 새롭게 출현한 ‘댓글 마케팅’
올해 7월 인스타그램에 파란 뱃지가 달린 계정들이 한 게시글에 총출동 했었어요. 바로 가수 이효리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 때문인데요.
"광고 다시 하고 싶습니다. 광고 문의는 안테나 뮤직으로"
당시 76만명의 팔로워를 자랑하는 이효리의 SNS는 '이효리 효과'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엄청난 파급력을 자랑했습니다.
커피체인점인 투썸플레이스는 이효리의 의상 사진을 보고"지금 입은 셔츠 빨강, 검정... 투썸에게 보내는 메시지였지, 효리언니?" 라는 재치있는 댓글을.
아시아나항공은 "컨펌 받을까 말까 고민하다 늦었습니다. 이효리는 거꾸로해도 이효리니까. 아시아나 광고 모델 계약 즉시 사명에서 '나'빼겠습니다. from 아시아항공"이라는 파격적인 제안을.
카카오페이 공식 계정은 "지금 송금하면 될까요?"라는 간결하면서도 강력한 댓글을 남기며, 각 댓글들은 좋아요 2만 여개를 단숨에 얻어냈습니다.
그중 눈에 띄는 댓글도 있었는데요. 동물복지를 위한 대안육 브랜드, 베러미트(Bettermeat)는 "경쟁률을 보니 효리 누나는 안될 것 같고, 상순이 형 광고받으실래요?"라는 댓글과 함께 자신의 브랜드를 짧게 소개했습니다.
비건을 지향하는 이효리, 이상순 부부의 관심사에 맞는, 틈새를 잘 공략한 댓글이었죠. 베러미트의 대댓글에는 재치있는 댓글을 통해 어떤 브랜드인지 알게 되었다는 소비자의 반응이 가득했습니다.
마치 이효리의 게시글을 통해 각 브랜드의 계정 운영자들의 센스 경쟁을 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는데요. 기업들은 댓글만으로도 홍보 효과를 누리는 셈이였어요.
많은 기업과 브랜드들이 마케팅을 할 수 있는 새로운 공간과 참신한 방법을 발견한 마케팅 성공사례가 아닌가 싶습니다!
5. 올해의 광고 매체📢
광고 조차도 혜택으로 느껴지게! - 금융 앱, 토스
기존 금융 앱은 송금이 중요하기 때문에 월 사용시간이 크게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플랫폼이라면 이야기가 다릅니다. 플랫폼 관점에서는 MAU (월간 활성사용자 수) 당 매출이나 고객 한 명당 총 수익(CLV)이 중요한 지표가 됩니다.
그 이유는 바로 광고 매체로서의 역할을 해낼 수 있기 때문인데요. 토스는 기술을 중심으로 하여 금융 플랫폼 자리를 굳건히 선점 한 후, 다시 금융으로 돈을 버는 비즈니스 구조를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토스는 송금, 결제, 투자 등 금융의 모든 서비스를 한 앱에서 제공하는 슈퍼앱 전략을 펼쳤는데요. 양질의 서비스로 유저의 사용을 높이며, 올해는 파격적으로 신규 광고 상품을 출시하기도 했습니다.
'토스라고 해도 광고라면 거부감이 들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있었는데요. 예상과 달리 토스의 광고는 유저들의 능동적인 참여를 유도하며 다른 매체의 광고 상품과 큰 차별점을 보여줬습니다.
'스크래치 긁어 적립', '3초보고 적립' 같은 참여형 광고 메시지가 기존 혜택탭 안에 적절히 섞여있는데요. 복권처럼 배너를 긁도록 유저의 액션을 유도하거나 혹은 자동으로 카운팅 되며 사용자의 시선을 배너로 집중시켰습니다.
이렇게 사용자 참여를 이끄는 광고 상품들은 거부감보다는 오히려 광고 효율을 높여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광고주 브랜드의 입장에서는 효율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고, 고객(사용자)은 소소한 재미를 느낄 수 있게 하는데요. 토스는 이렇게 고객과 브랜드가 WIN - WIN 할 수 있는 광고 매체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여러 마케팅 사례 중 고객 중심의 전략을 펼친 브랜드에 특히 눈길이 갔는데요. 여러분은 어떤 브랜드의 마케팅이 가장 기억에 남으시나요?
다섯 가지의 사례를 정리해보니 2023년의 마케팅은 고객 중심의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전략을 요구하고 있었지 않았나 싶습니다. 앞으로 디지오션을 포함하여 더 많은 브랜드들이 새롭고 도전적인 마케팅을 시도해보기를 기대합니다.
디지오션은 2024년에도 여러분과 함께 이 흥미로운 여정을 계속해 나가겠습니다!